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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교 멸망기 01 (수정본)
천사교 멸망기 2006/09/07 00:30 |
천사교 멸망기.
01 - 국왕교체.
전대미문의 관광대국이라 불리는 작은 왕국이 있다.
그 수도성국(國)은 한 번 관광을 가면 패키지로 가던 개별여행으로 가던 반드시 예산을 초과하여 돈을 쓰고야 만다는 무시무시한 나라라고 한다.
어느날 홀연히 그 작은 나라의 전대(前代) 국왕이 더 늦기 전에 연극계에 투신하겠다면서 가출하여 주민들, 아니 국민들을 경악하게 만든 사건이 생겼다.
하루 에 두 번, 오전과 오후.
딱 두 번만 개방된다고 하는 왕궁은 한번 보기만 해도 황홀해 진다는 소문으로 인기 절정이었다.
일직이 '왕궁탐방'이 관광상품이 된 이유는 왕이 왕궁에서 살지도 않는데 비워두면 손해라는 계산이 전전대(前前代) 예산부 장관의 머리 속에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이 작은 나라는 전 국토의 3분지2가 호수로 되어있으며 그 호수를 생계수단 삼아 유람선을 띄우고 '2시간짜리 잊을 수 없는 식사와 로맨틱한 공연'이라는 이름이 붙은 수입원과 더불어 '왕궁탐방' 이라는 이름이 붙은 투어도 주 수입원이었던 것이다.
'작지만 유례가 없는 관광대국'이라는 명칭은 이런 시커먼 장삿속에서 나오는 찬사인 것이다.
그래서 그 중요한 인물인 국왕이 '가출했다.'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에 '명색이 왕국에 왕이 없어서야 찐빵에 팥이 안 들어있는 것과 같다.'라고 모두들 일치단결, 만장일치 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하등 없는 상황이다.
국왕은 궁전을 개방할 때 발코니에서 관광객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는 엄숙한 의무를 부여받고 있다. 관광객들은 그런 국왕의 환영을 받으며 기꺼이 왕궁 관람료 '만 2천원'을 냈던 것이다.
가끔 사람들은 돈 앞에서는 무시무시한 단결력을 보여줄 때가 있다.
그렇다. 국민들은 생계의 위협 앞에 용맹하게 일치단결 하였던 것이다.
국왕의 가출사건 이후, 약 2일이 채 지나지도 않아서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사람들은 명목상 왕의 자리에는 전대(前代)왕의 장남인 엄하리군이 적임자라며 주민투표에 붙였고, 투표율 95%에 의거하여 왕이 되었던 것이다.
본의가 아니었으나 현 국왕은 그렇게 추대되었다.
문제는 그 국왕으로 추대된 가출한 국왕의 장남이 용사가 되겠다고 용사 양성소에 가있다는 사실이었다. 누군가 나서서 그 왕자를 데려와야 대관식을 치를 수 있는데, 하필이면 생계문제에서 손을 떼고 홀가분하게 수도성국 밖에 다녀올 사람이 없었다.
“내 아들놈에게 요양 차 다니면서 왕자님이 어디계신지 수소문 해보라고 하지요.”
“백작님, 감사합니다.”
“정말이지 우리 수도성국의 마지막 귀족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습니다.”
백작이 사람들에게 외지에 요양 가있는 아들과 연락하여 왕자를 찾아보겠다고 하자 행정을 떠 맡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감사하게 생각했다.
사실 백작은 나이가 있어서 저택 밖으로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일단 말을 해놓으면 그 아들인 하일도에게 도우라고 시켜서라도 일을 완수하기로 유명했다.
이제 안심하고 왕자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면 일이 끝나는 판에 한 가지 걸리는 찜찜한 부분이 사람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었다.
“저기, 아드님은 이번에 어디로 요양을 떠났습니까?”
수도성국 최고의 ‘병약 미청년’ 타이틀을 가진 백작님 아들 하일도는 아쉽게도 건강하지 좋지 못하여 어려서부터 조용하고 공기가 좋은 지역으로 자주 요양을 다녀오고는 했던 것이다.
맨 정신에 병자에게 사람을 찾아오라고 시킬 정도로 수도성국 행정부 사람들은 냉혈한이 아니었다.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다행이도 건강이 회복되어 남부에 있는 사촌에게 놀러간 것이니 돌아 올 때 왕자님도 같이 데려오도록 말해 놓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그렇지요. 우리 일도하고 왕자님은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냈으니까 잘 구슬리서 모셔올 겁니다.”
바니걸이 웃고 있는 사진을 배경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젊은이를 유혹하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었다.
[남부 용사 양성소 (원장: 장수철). 친절한 서비스와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본 학원에서는 원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용사가 될 기회를 드립니다. 용사 수련 도우미 항시 대기 중.]
간단한 여행자 복장에 어딘가 여유로워 보이는 남자는 손에는 들려진 전단지 맨 아래 적힌 주소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양성소 격파하러 다닌 지도 오래되었는데 다시 찾아가려니 귀찮았다.
수도성국에서 아버지가 명령만 안했어도 이번에는 그냥 얌전하게 여행이나 다니다 용사라고 날뛰는 애들을 몇 정도 두들겨 패줄 생각이었다.
“양성소 격파할 나이는 이미 지났다고. 에휴~. 그냥 돌아가면 혼날테고.........”
아버지 명령이니 왕자를 데리고 돌아가기는 해야 할 테다.
빈손으로 성과도 없이 돌아갈 수도 없으니 왕자나 찾아보자고 다짐했다.
찾아봐서 없으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니 혼나지도 않고 넘어갈 수 있다.
“마, 마, ... 마신!! 마신 센드위치!!!”
그.런.데.어.째.서. 반응이 그런 거야. 엉???
아무리 과거에 배고파서 샌드위치를 먹다가 꼭지가 돌아서 그길로 양성소 간판을 두 쪽 냈다지만 오랜만에 봤는데 너무 하잔우.
“장씨 아저씨. 나 아직 아무 짓도 안했어요. 정신 차리세요.”
장수철에 의해 안내된 원장실은 전과 달라진 부분이 한군데도 없었다.
소파에 앉아 녹차를 들이키며 수도성국 왕위계승자를 찾고 있다고 말하자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하일도를 바라본다.
“네놈이 입에 센드위치를 물고 미친 듯이 간판에 칼질하던 광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본명도 부르고 싶지 않는 상대를 도와줄까보냐?”
“헤에~. 우리사이에 너무 하시네~ ♡. 듣자하니 ‘마신 센드위치’를 타도하자고 학생들을 교육하고 계시다고요. 화영검 들고 날뛰는 게 소원이면 들어드리지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눈빛이 달라지는 하일도를 보고 장수철은 똥 밟았다고 속으로 투덜댔다.
수도성국에서 일주일 정도 이동해야 하는 지역에 지어진 저택에서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하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하일도는 왕자를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서 방구석에 놓인 침대에 던져놓은 동시에 왕자 탈환사실을 아버지에게 알려서 대관식 준비를 하라고 말해둔 상태다.
덧붙이자면 연락을 함과 동시에 행정부에서는 발 빠르게 대관식 관광 상품을 판매 중이었다.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엄청 벌어들이는 것은 확실하니 대목을 놓치지 않는 그 상인정신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문제는 왕자가 국왕보다 용사에 더 애착이 깊다고 해야 할지, 세뇌가 단단해서 풀리지 않고 있는 현재 상황이었다.
“네 이놈. 마신인 주제에 용사인 나를 묶어두다니. 하늘이 무섭지 않느냐!”
“세뇌기술의 달인이구만. 장씨 아저씨 대단하십니다요. 에구 에구 저 화상을 어째야 하냐.”
대관식 전날까지 왕자를 수도성국에 보내기 위해 준비하느라 분주한 하인들을 대신하여 감시하고 있었지만 앞날이 캄캄해졌다.
“수도성국에서 병약하다고 소문난 하일도 네놈 정체가 극악무도한 마신이었다니. 백성들을 속여도 용사인 내 눈은 못 속인다. 네 이놈.”
“하리야. 형한테 말이다. 말끝마다 ‘네 놈. 네놈.’ 그런 소리를 내뱉다니, 이 형은 말이다. 조금 용서가 안 될라고 그런다.”
왕자는 마신을 퇴치하기 전에 자신이 퇴치 당할 것만 같아서 겁이 나기 시작했다.
트라우마 스위치가 켜져서 어려서부터 괴롭힘 당해온 세월이 마구마구 왕자를 덮쳐오려고 하고 있다.
결국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서 대화 방향을 바꿔야 살아날 확률이 높아진다고 왕자는 결론을 내렸다. 위험한 화제는 피하자.
“어째서 지병이 있다고 속였나.”
어렸을 때는 하일도가 저지른 일에 같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왕자가 대신 혼나곤 했다.
어른들은 병약하고 세심한 하일도가 말썽이라는 말썽은 다 피우고 돌아다녀도 끝까지 눈치 채지 못했다.
날이 갈수록 왕자로 태어난 엄하리에게 손쓸 수 없는 개구쟁이라는 악명은 도를 더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도장 격파도 아니고 애들 놀이터인 양성소를 격파하고 다녔으니 소문이 좋게 나올 리가 없잖아. 아버지가 창피당하는 일은 죽어도 싫다고 해서 이상한 소문이 나기 전에 먼저 선수 쳤을 뿐이라고.”
“그럼 병도 없는데 근 10년을 병약하다고 거짓말 한.......”
“하리야. 거짓말이 아니고 내숭이라고 정정해줘.”
하일도는 왕자의 말을 단칼에 끊으며 더 이상 이 문제를 입에 올리면 용서하지 않을 것 같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왕자가 하일도의 표정을 보고 무슨 뜻인지 알아차리자 곧 무서운 표정이 사라지고 평소와 같은 약간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되돌아 왔다.
“아버지가, 아니 백작님이 말씀하시기를.”
“백작님이... 따, 따로 무, 무슨 말씀을...?”
“최우선으로 할 일은 대관식에서 우리 하리가 용사라고 떠벌리지 않도록 만들라고 했는데. 창피한 일이라도 만들어서 약점 잡아 두라고 친절하게 코치까지 해주셔서 말이다.”
하일도는 말을 하면서 왕자에게 다가갔다. 왕자는 순식간에 오한이 들었다.
“뭐, 뭘 하려고?”
“가만히 있으면 다치지 않고 끝난다. 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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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가 가출하게 되는 장면까지 한회분량인데 2일정도 손을 놓고있었더니 쓰기 싫어졌다.
원래 소제목은 [공주가출]이었다.
어차피 작심3일 프로젝트였기때문에 3화에 완결을 보려고 했으나.....
중간에 컴이 말썽을 부리질 않나, 데이터가 몽창 날라가질 않나, 전도다난 했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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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2006년 9월 9일
공주가출 내용은 뒤로 빠지고 엄하리군이 즉위하던날 전까지를 새로 작성했다.
작심삼일 프로젝트는 아직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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